[음식] 중국음식 이야기/ 폭해과자
짭짤하고 자극적 양념맛 대만식 재첩볶음
일본 만화 ‘맛의 달인’에는 중국 음식 이야기도 가끔 나온다. 39권에 등장하는 것이 대만식 재첩(국내 출판 만화에는 바지락이라고 되어있다) 볶음 폭해과자(爆海瓜子)다.
재첩은 은어와 마찬가지로 맑은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맑은 하천인 섬진강이나 남대천 같은 곳에만 있다. 심심한 재첩국을 먹을 때마다 나는 대만 처가집에서 먹어본 폭해과자가 생각난다. 만드는 법이 간단할 뿐더러, 짭짤하고 자극적인 양념 때문에 우리 나라 중국 식당에서도 이런 것좀 개발하지, 아쉬움이 솟는다.
센 불에 기름을 뜨겁게 달궈 고기나 생선 같은 재료를 잽싸게 넣어 볶는 조리법이 ‘폭’(爆)이다. 중국인들이 군것질로 많이 먹는 수박씨를 과자(외씨)라고 하는데, 재첩조개가 꼭 과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해과자’라고 부른다. 재첩과 뜨거운 불, 기름, 그리고 감칠 맛 나는 간장이 폭해과자의 핵심이다.
속이 깊은 중국식 후라이팬(웍이라고 부른다)에 기름을 넣고 끓이다가 마늘과 고추를 먼저 볶는다. 여기 술(청주)을 한 번 둘러준 뒤 간장을 붓고 재첩을 넣어서 재빨리 볶는다. 뜨거운 불에 놀란 재첩이 입을 벌릴 때 조미료와 허브, 마늘을 넣는다. 재첩 한 근에 고추 두어개, 다진 마늘 한 숫갈 정도면 입맛에 딱 맞다.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같은 조개도 이렇게 요리해 먹으면 맛있다. (고형욱ㆍ음식평론가)
중국음식 이야기] 고기완자의 진수 ‘사자두’
중국 음식에는 고기를 그냥 쓰기보다 다져서 완자로 만드는 게 더 많다. 동그란 고기 완자 주변을 야채로 먹음직스럽게 장식하면 꼭 백수의 왕 사자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사자두 라고 이름지었다.
이같은 고기 완자를 좋아한 사람이 수 양제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양이 꼭 해바라기 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규화라고 불렸는데, 훗날 당나라의 어느 호탕한 재상이 규화라는 이름은 너무 연약하다며 용맹한 사자처럼 생겼으니 사자두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고 이런 이름을 얻었다.
사자두에는 보드라운 돼지고기를 쓰는 게 최고다. 70%는 살코기, 30%는 비계인 돼지고기를 채 썬 후 잘게 다진다. 칼등으로 톡톡 두드려 연하게 만든 다음, 둥글게 다져서 튀긴 후 수증기를 이용해 쪄낸다. 주변을 장식하는 야채는 계절 마다 달라진다.
사자두 요리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는 게 해분사자두. 돼지고기를 다질 때 게살을 같이 다져 넣고, 밑에 배추나 청경채를 깐 다음 냄비에 넣어서 쪄낸다. 국물이 우유빛이 감돌 때까지 푹 찐 탓에 고기는 졸깃하게 씹히는 맛이 있으면서도 보드라움이 감돌고, 채소는 고기 맛이 잘 배어들고 입안에서 녹아 내리듯이 허물어진다. 대만이나 중국에서는 집에서 흔히 해먹는 요리인데, 너무 간단해서인지 우라 나라에서는 웬만한 중국식당에서도 만나기가 쉽잖다. 만드는 법이 간단한만큼, 우리식으로 완자를 빚어 쪄낸 뒤 야채를 두르고 “이게 바로 사자두야”하고 멋을 부려 손님상에 내보거나 주말 저녁상에 차려볼 만 하겠다. (고형욱ㆍ요리평론가)
음식남녀] 중국음식 이야기 -- 좌공당계
좌공당은 서북지방을 정벌하여 오랫동안 통치권에서 벗어나 있던 신강을 수복한 청나라 때의 유명한 장수다. 그는 호남성 출신이라는 지역 차별 때문에 일찍 출세길에 오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후일 아편을 몰수해 유명해진 임칙서에게 발탁되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흔히 호남려자라고 한다. 고집이 센 중국 호남성 사람들을 당나귀에 비꼬는 말이다. 음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호남성 사람들은 음식에 매운 고추, 두고(Black soy bean), 생강을 많이 넣어서 먹는다. 그래서 음식은 맵고, 짜고, 향기도 강하다. 우리 입에 맞는 맛이다.
좌공당은 가난한 소년기를 보냈고, 평생 군 생활을 한 탓에 미식가는 아니었다. 그는 닭고기에 고추나 넣고 볶으면 진수성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존경받는 장군이었던 좌공당의 이름이 호남식 닭고기볶음에 붙게 된 건 그런 연유 때문이다.
좌공당계는 계정 고추볶음 요리다. 정은 고기를 잘게 썰어넣은 걸 뜻한다. 주로 닭가슴살이나 다리, 두 가지 부위를 쓴다. 가슴살은 연하지만 볶을 때 불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쉽게 질겨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리는 씹는 맛이 좋다. 좌공당계를 만들 때는 껍질이 붙은 부위를 쓰는 것도 괜찮다.
닭고기를 칼 옆면으로 두드려 부드럽게 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계란 흰자, 전분, 소금으로 반죽한 것에 담가둔다. 부재료로는 고추, 생강, 마늘이 들어가고, 술, 간장 식초, 후추 등을 가미하면 된다. 닭고기는 먼저 기름에 볶는다. 소량의 기름에 섞은 소스를 걸쭉하게 부으면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재료의 선택이다. 육질이 연하면서 씹는 맛이 나는 좋은 고기를 골라야 맛있는 좌공당계를 먹을 수 있다.
가끔 서울에서도 좌공당계라는 같은 이름의 닭고기 요리를 볼수 있지만 호남식의 강한 풍미는 아니다. 대부분 맵고 단 경우가 많다. (고형욱/ 음식평론가)
[중국음식 이야기] 하엽반
날이 더워지니 문득 전에 외국 출장 길에 맛보았던 하엽반 생각이 난다.
중국 요리라면 모두 거창해보이지만 거기도 삼빡한 음식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연잎에 싼 밥, 하엽반이다. 죽엽에 싼 밥이 청정한 느낌을 준다면, 연잎으로 쌀을 싸서 찐 하엽반은 향긋하고 보들보들하다.
하엽반은 남북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치는 부패하고 사회는 타락했다. 야심가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 아귀다툼에 여념이 없었고, 의식 있는 사람들은 냉담한 시선으로 정치를 바라보던 때였다. 그때 회계 지방 태수 진패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전투가 벌어졌는데 진패선의 군대가 수세에 몰렸다. 양식까지 떨어져 전멸할 위기에 처한 진패선 군대를 향해 성 밖 백성들은 연잎으로 밥을 싸서 던져주었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다. 그 후 백성들 성원을 받은 진패선은 진나라 태조가 되었다. 하엽반이야말로 진나라 개국의 1등 공신인 셈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이고, 천하의 미식가인 중국인들이 굳이 연잎에 밥을 싼 것은 연잎 향기를 즐기자는 것일 터이다. 하엽반에는 찹쌀을 주로 쓴다. 찹쌀을 물에 불렸다, 미리 데쳐놓은 연잎에 얹어 모양 있게 싸서 찐다. 고기나 야채로 소를 넣기도 한다. 납작한 주먹밥이라고 상상하면 되겠다. 찹쌀의 쫀득쫀득한 찰기에 연잎 향이 스민데다, 살짝 간을 해서 그냥 먹기에도 좋다.
쌀 뿐 아니라 고기나 버섯, 죽순, 채소, 혹은 전복이나 새우 같은 고급 재료도 연잎으로 싸서 요리한다. 아쉬운 것은, 지금 우리 나라에선 이같은 음식들 먹어볼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 홍콩의 얌차(음차)에서는 하엽반이 인기 종목으로 첫손 꼽힌다. 아침 식사에 들기도 하고, 낮이나 저녁에는 요리를 먹은 후 식사로 가볍게 들기도 하는 메뉴다. 조리법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재료값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요리 축에 못드는지 모르겠지만, 판에 박은 듯 그게 그것 같은 음식만 내놓는 우리 나라 중국 식당들의 창의성과 분발이 아쉽다.
(고형욱ㆍ음식평론가ㆍ영화 기획자)
[중국음식 이야기] 개고기
개도 양이나 돼지처럼 일반적인 식용으로 쓰이던 시절이라 번쾌는 개를 도살하고 개고기를 파는 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유방을 따르는 친구들이 거의 날건달이었던 비해 번쾌는 그 중 거의 유일하게 직업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유방을 위해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장이었는데, 체구도 거인이었다고 한다. 유방은 항상 번쾌를 찾아가서 돈도 내지 않고 개고기를 먹곤 했다. 친구 덕에 개고기를 많이 먹은 덕인지 유방도 체력이 좋아졌다. 보약처럼 영양가가 높은 개고기를 상식한 게 천하를 얻는 데 있어서 확실한 기초체력이 된 것이다.
하루는 유방이 번쾌의 가게에서 개고기를 한바탕 먹고,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번쾌는 돈을 안 내는 걸 견딜 수 없었는지 쫓아가 돈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유방은 놀리듯이 성큼성큼 도망갔고, 번쾌는 뒤를 쫓아 달려갔다. 달리다 보니 조각배 한 척 없는 강에 다다르게 되었다. 어디선가 큰 거북이가 나타나 유방을 태우고 강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번쾌는 속이 끓었지만 거북이까지 그를 도와주는 걸 보면 큰일을 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던 모양이다. 강 건너에서 번쾌를 쳐다보면 식욕이 왕성한 유방은 강을 건네준 거북이까지 잡아먹었다고 하는데...
아무튼 개고기로 체력을 보강한 유방은 한신, 장량, 소하의 도움을 받으며 항우를 무찌르고 한을 건국했다. 역사상 최초의 평민 황제가 된 것이다.
“개고기를 계속 끓이면 중도 제대로 앉을 수 없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개고기 냄새가 얼마나 유혹적이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브리지트 바르도가 이 영웅담을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화를 낼까?
[중국음식 이야기] 발효시킨 오리알 '피단'
오리 요리하면 중국이 자랑하는 ‘북경 오리’를 세계 최고의 진미로 친다. 몇 천 년 전부터 오리고기를 먹어온 중국인들은 오리알을 먹는 방법도 독특하게 개발했으니 그게 바로 피단이다.
흔히 중국 음식점에 가서 요리를 먹기 전에 간단하게 전채로 주문하기도 하고, 아니면 오향장육 같은 음식에 곁들여 나오기도 하는, 오리 알을 발효시킨 음식이 피단이다. 중국집 메뉴에 보면 흔히 송화단이라고 적혀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퀴퀴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오리알에 어쩌다 송화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을까. 그건 잘 발효시킨 피단의 표면에 마치 소나무 잎 같은, 혹은 눈꽃 같은 무늬가 박혀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새겨 넣은 것도 아닌데 왜 꽃처럼 생긴 무늬가 피단에 찍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양을 보고 송화단이라는 시적인 표현을 썼다고 한다.
피단은 참으로 훌륭한 저장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장이나 장아찌처럼 한 번 발효를 시키고 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피단을 만드는 방법도 장을 담그듯 집집마다 다 고유의 제법이 있다. 좋은 오리알을 골라서 왕겨로 싸기도 하고, 진흙으로 싸기도 한다. 이렇게 잘 싼 오리알을 재 속에 묻어두기도 하고, 심지어는 말 오줌에 담가두는 방법을 썼다고도 한다. 완성이 된 피단은 흰자는 거무튀튀하면서 딴딴하게 변하고, 노른자는 쑥색을 띄면서 젤리처럼 된다.
요즘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피단을 만드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한다.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은 구경조차 힘들고 공장에서 만들어낸 고추장이 밥상에 오르는 거나 마찬가지다.
(고형욱ㆍ음식평론가ㆍ영화기획자)
[음식] 중국음식 이야기/ 초류환자
상우춘이라는 장군이 있었다. 주원장을 도와 명나라를 세운 일등공신 중 한 사람이다. 무공은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출중했지만, 사실은 공처가였다고 한다. 40이 넘도록 후사가 없자 이를 딱하게 여긴 주원장은 상우춘에게 궁녀 두 명을 내렸다.
그러나 부인을 무서워하던 상우춘 장군은 도저히 첩을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황제인 주원장이 타이르고 엄포를 줘도 부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급기야 화가 난 주원장은 마실 게 채워진 그릇을 내보이면서 명을 따르지 않겠다면 그 그릇에 담긴 독약을 마셔야 할 것이라며 호통을 쳤다. 그 말을 들은 상우춘의 부인은 독약을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키고 말았다. 허탈해진 주원장 왈 “이런 여자는 나도 무서워. 그건 단지 식초였을 뿐인데…” 그때부터 중국에서는 남녀 사이에 질투를 느낄 때 ‘식초를 마신다’(흘초)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먹는 완자는 중국에서 환자라고 쓴다.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자완스의 완스는 바로 환자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의 북방 사람들은 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고기를 먹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완자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고기를 잘게 다지고 술, 소금, 전분, 계란 등을 골고루 넣어 자그맣고 동글동글한 완자를 만든다. 완자를 튀긴 후 식초, 설탕, 간장, 소금, 전분 등을 섞은 소스를 만들어 적당히 앉으면 식초 맛이 상큼하게 풍기는 초류환자가 완성된다. ‘초류’는 고기를 많이 먹는 북방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요리방법이다. ‘초’는 식초가 들어가서, ‘류’는 주재료에 끈적한 소스를 만들어 부어주는 조리법을 뜻한다. 이처럼 중국 음식은 메뉴를 읽을 줄 알면 대충 어떤 요리인지 짐작할 수가 있다. 식초의 상쾌한 맛이 고기의 느낌함을 제거해주고, 소스와의 어울림이 좋은 요리가 초류환자다. (고형욱ㆍ음식평론가)
[중국음식 이야기] 딤섬
아시아의 진주 홍콩. 1997년 중국에 반환되었지만, 홍콩은 자유로움이 넘치는 국제적인 무역도시이자, 광동 지방의 대표적인 도시다. 광동의 전통과 정서, 독특하고 고유한 풍속도 오랫동안 지켜지고 있다. 홍콩 사람들은 주성치의 말도 안 되는 코메디 영화를 사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광동의 식당은 주성치 영화만큼이나 시끄럽다. 고함 지르는 것 같은 말 소리, 마작 부딪히는 소리, 이가 빠진 그릇이며 컵들, 훌쩍훌쩍 마셔대는 차, 끝없이 입으로 들어가는 주전부리….
광동인들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음식이 얌차(음다)다. 얌차란 글자 그대로 차를 마시며 먹는 가벼운 간식. 이때 차와 함께 먹는 음식들, 교자, 장분, 춘권, 쇼마이, 연잎에 싼 밥 종류, 작은 만두 종류, 샥스핀 스프까지를 통틀어 딤섬(점심)이라고 부른다. 심지어는 프랑스 식 타르트(tart)나 푸딩도 다 포함하니, 손에 잡히는 온갖 먹을거리는 다 딤섬인 셈이다.
딤섬은 모양새도 다양하고, 재료도 무엇이든 다 쓴다. 만두처럼 생긴 딤섬 한 가지도 소가 없는 것, 재료의 쓰임새가 다른 것, 반투명한 피 안으로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것, 찐빵처럼 생긴 것 등 각양각색이다. 재료를 밀가루 반죽으로 다 둘러싸기도 하고, 윗부분을 개방시켜 꽃 모양을 내기도 하고, 재료 전체를 도르르 말아버리기도 하고, 복주머니처럼 위쪽을 묶어내기도 한다. 찌고 삶고 볶고 튀기고, 아무튼 요리를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총 동원돼 색다른 딤섬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홍콩의 웬만한 딤섬 집에는 100여 가지 이상의 딤섬 메뉴가 구비되어 있다. 메뉴에도 지방색에 따라 상해식, 사천식 등의 이름이 붙기도 한다. 딴 지역 문화마저도 그럴싸하게 변형시켜 만들어내는 다양한 딤섬. 딤섬은 중국 사람들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 그대로, 하늘의 별만큼이나 종류가 다양하다.
( 고형욱ㆍ음식평론가ㆍ영화기획자)
[해태전훈] (2)음식 - 중국요리 특유의 향과 노린내
황춘 훈련기지 식당의 7∼8가지 뷔페 음식중 유독 한 젓가락도 가지 않은 게 있다. 돼지고지 볶음이 대표적인데 이런 음식은 그냥 지나치는게 상책이다. 중국 특유의 향과 노린내 때문에 역겨움이 치밀어 오르기 때문.
거의 모든 중국음식에는 `샹차이(生菜)'라는 향료가 들어간다. 우리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다. 해태는 숙소 요리사들에게 특별히 샹차이를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래도 어떤 음식은 입에 대기 어렵다. 대신 중국 숙소에서도 김치를 담궈 먹는다. 또 황춘 숙소에는 `마군단'이 먹었던 자라탕이 정식 메뉴로 제공된다.
광저우는 온순한 기후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농수산물이 풍부하고 중국 각처의 음식이 골고루 모여있는 곳. 중국내에서도 음식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숙소 식탁에 오르는 음식도 오리, 닭, 돼지, 소 등 육류부터 게,새우,각종 생선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시내에서는 바퀴벌레와 비슷하게 생긴 물방개를 튀기고 쪄서 팔고 있다.
한 현지인에게 광저우의 대표적인 음식이 무어냐고 물어봤다. 대답이 걸작이다. "3만6000개중 어떤 것부터 꼽아볼까요?"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새끼돼지 통구이. 고기를 먹는게 아니라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껍질만 벗겨 먹는다고 한다. 기름진 음식과 더불어 차(茶)가 발달한 것은 당연하다.
[광저우=전동희 기자 cancell@sportschosun.c
강남구 청담동 ‘빠진’-- 중국요리
프렌치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다양한 춘권에 해산물 요리 일품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중국 식당들은 ‘중국집’으로 불린다. 이런 중국집의 대표적인 음식은 이제 한국 음식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장면과 탕수육이다. 그외에도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들이 생각난다. 이것이 중국 음식의 전부일까? 아니다. 중국 음식의 강점이란 다른 나라에 진출해서도 고유의 조리법과 강한 화력이 주는 불 맛을 잃지 않으면서 그 지역의 재료들을 소화하는 데 있다.
‘빠진’은 지극히 한국적인 개념을 탈피한 중식당이다. 깔끔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맛 역시 그렇다. 전통적인 중국 음식 맛에 이탈리아 음식의 장점, 세련된 장식미가 조화를 이룬다.새로 문을 연 많은 중국 식당들이 다국적 요리를 크로스오버하기 위해 신경을 썼으나 미처 못미친 부분들을 ‘빠진’은 세련된 느낌으로 어우러지게 해놓았다. 중국 음식을 중심에 두고 서구적 느낌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래서 ‘빠진’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들고 있다는 착각이 일기도 한다.
우선 모듬춘권(1만2500원)으로 입맛을 돋우자. 오징어, 장어, 크림치즈, 야채와 베이컨 이렇게 네 가지 춘권이 나온다. 갑오징어와 매운 멕시코 고추, 사과, 치즈를 약간 넣은 오징어 춘권, 크림치즈와 피망, 파프리카가 들어간 크림치즈 춘권, 양파, 당근, 피망과 베이컨이 들어간 야채 춘권, 중국 간장에 절인 장어와 야채가 들어간 장어 춘권은 각각의 개성이 살아 있어 입이 심심치 않다. 바삭바삭한 춘권 피 속에 들은 다양한 재료의 어울림을 음미해보자.
‘빠진’의 메뉴를 보면 해산물 요리들이 많다. 다채로운 중국식 생선 요리들이 있다. ‘빠진’에서는 광어, 가자미, 도미, 메로(심해 대구) 등 여타 중국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생선들을 많이 다룬다. 그중 하나만 선택하자니 다른 맛있는 생선들이 서러워하겠지만 진피향의 주방장 특선 생선튀김(1만5000원ㆍ3만원)을 먹어보자. 우선 가자미살을 발라낸다. 살은 밑간을 한 후 튀김옷을 입혀 튀긴다. 뼈가 남아 있는 몸통 부분은 약간의 살을 남겨둔 채 전분을 묻혀 바짝 튀긴다. 먹음직스러운 크기의 가자미를 골수까지 씹어서 먹을 수 있도록 튀겨낸 것이다. 살을 갈기갈기 찢어 먹어가면서 생선 뼈까지 입 안에서 아작아작 씹어먹으면 가자미의 고소함이 은은하게 퍼진다. 가자미에서 귤 향기가 살짝 묻어난다. 진피향인데 진피란 귤 껍질을 말려둔 것이다. 진피를 물에 불려서 소스에도 향을 집어넣고, 살짝 장식하기도 한다. 소스에도 진피 불린 물과 양념, 닭국물, 그리고 소흥주의 향기를 은은하게 가미했다. 진피 향이 향긋하게 가자미 요리를 감싸면서 맛의 중심을 잡아준다.
해산물이 강점인 중식당답게 면에도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다. 먹물국수를 곁들인 모듬해산물스프(1만5000원)는 담백하고 삼삼하다. 중국 음식에서 많이 쓰이는 맑은 닭 국물을 바탕으로 해서 야채와 해물이 만들어내는 국물맛이 그윽하다. 새우, 조개, 소라, 오징어, 굴, 버섯, 청경채, 부추 등 다양한 내용물을 젓가락으로 헤집으면 까만 면이 나온다. 오징어 먹물을 이용해 만든 깜장면이다. 후루룩 시원한 국물을 들이키고 호로록 까만 면발을 빨아들인다. 졸깃하게 씹히는 면발의 느낌이 좋다.
다양한 디저트도 중국 식당 ‘빠진’의 강점이다. 타라미수 같은 케이크류를 비롯해 망고 푸딩, 밤죽,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식사 후의 푸근함을 달콤한 여운으로 남기는 것도 괜찮다.
상호인 ‘빠진(Pazin)’은 팔진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전설로 내려오는 여덟 진미를 말한다. 용의 간, 봉황의 골, 표범의 애저, 잉어 꼬리, 솔개 구이, 성성이 입술, 곰 발바닥, 사슴 꼬리 이렇게 여덟 가지다. 빠진(팔진)을 먹을 수는 없지만, 이틀 전에 주문하면 자라요리(30만원)는 먹을 수 있다. 가격이 비싸서 먹어보진 못했다. 먹어보지 못하고 씀을 이해해주시길.
영업시간:점심은 12시부터 2시30분, 저녁은 6시부터 10시까지. 라스트 오더는 9시30분 휴일:연중 무휴 좌석:90석 주차:발레파킹 됨 신용카드:다 받음 전화:(02)3442-0087
(고형욱 맛칼럼니스트)
[음식]중국음식도 「궁합족보」있다
“이 맛이 아닌데…. 뭔가 빠진 것 같아.”
집에서 중국식 요리를 해보면 중국음식점에서 먹던 그 맛이 안난다는 게 초보 주부의 고민. 이럴 때 중국식 소스를 활용하면 효과 만점. 국내에 시판 중인 중국식 소스는 10여종. 주식회사 오뚜기에서 들여온 홍콩 이금기소스의 제품이 대부분으로 백화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다.
생활요리연구원의 박동자원장은 “중식 소스들은 우리 식탁과도 맛의 조화가 잘 되는 편”이라며 “처음부터 듬뿍 넣지 말고 기호에 맞춰 조금씩 넣어가면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
▼굴소스〓육류를 재우거나 볶을 때 간장대용으로 넣으면 중화요리의 맛을 살려준다. 굴농축액 비율에 따라 팬더와 프리미엄굴소스로 분류. 한 병(2백55g)에 각 2천1백원, 3천8백원. 육류나 해물요리와 좋은 궁합. 팔보채 쇠고기야채볶음 등 탕이나 볶음 종류에 넣으면 독특한 풍미.
▼두반장〓고추양념대용으로 새우칠리소스 돼지고기두반장볶음 등 매운 맛이 필요한 요리에 적합. 향긋하고 톡쏘는 맛. 한 병에 2천9백50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입맛과 무난하게 어울리므로 오징어볶음 등 한식 요리에도 활용해볼 만하다.
▼기타〓토마토와 파인애플을 원료로 만든 탕수육소스, 마파두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마파소스, 매실과 생강 고추로 만든 매실소스, 조개 새우 등을 갈아 만들어 다용도로 쓸 수 있는 XO소스 등. 가격은 1천9백원에서 1만원대까지.
▼중식소스를 활용한 해물요리〓재료는 오징어 1마리 중하(냉동새우도 가능)10마리 브로콜리 1개 표고버섯 3장 양파 당근 각¼개 마늘 생강 식용유 녹말물 참기름 재움양념(맛내기술 1작은술 소금 후추) 혼합양념(굴소스 ½큰술 육수½컵 XO소스1∼2큰술). 새우는 껍질과 내장을 제거해 재움양념에 재우고 오징어는 먹기 좋게 썬다. 양파 표고버섯 당근은 큼직하게 썬다. 생강과 마늘은 얇게 편썰고 브로콜리는 잘게 나눈다. 끓는 물에 소금과 식용유를 조금 넣은 뒤 브로콜리를 살짝 데치고 오징어와 새우도 데쳐 찬 물에 헹군 뒤 물기를 빼둔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생강과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뒤 준비한 해물과 야채를 볶다가 혼합양념을 넣는다. 끓으면 녹말물과 참기름을 추가.
여행/홍콩]없는게 없고 못먹는게 없는 쇼핑-요리천국
[야시장]
쇼핑만을 위해 홍콩관광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홍콩은 값비싼 모피에서부터 낡은 청바지까지 없는게 없는 쇼핑천국이다.
그 중에서도 주로 값비싼 유명브랜드를 파는 백화점보다 저녁무렵 홍콩 곳곳에 산재해있는 야시장을 찾아가보면 살아 숨쉬는 홍콩 문화를 한 눈에 엿볼 수 있다.
우선 외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스탠리 시장.
홍콩섬 리펄스베이 근처에 조성된 곳으로 우리나라 이태원에 해당하는 외국인 쇼핑거리다. 공장직매품 가정용품 가구류 의류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그 다음 들를 곳은 우리나라 인사동에 해당하는 할리우드 거리. 지하철역 센트럴 부근에 조성된 이곳은 옛날돈 접시 그림을 비롯해 중국의 오래된 자개장 붓글씨세트 자수제품 부채 도자기 등 다양한 골동품을 판다.
부르는 값의 20∼30%는 충분히 깎아도 된다.
몽콕 지하철역에 있는 여성용품 전문시장 레이디스 마켓도 볼거리다. 저녁시간이 되면 홍콩의 젊은 여성과 직장여성들로 초만원이다.
길가에 수많은 점쟁이와 거리의 악사들로 가득차 있는 템플 스트리트도 홍콩의 명물이다. 이곳 점쟁이들은 간단한 영어나 필담으로 내용을 이야기해주므로 언어걱정은 안해도 된다. 손금은 2백, 관상은 3백홍콩달러(약3만6천원)를 받는다.
조르단 지하철역에서 내려 A출구로 나오면 된다.
[음식]
천국 홍콩에서는 고급 음식점에서 포장 마차에 이르기까지 중국 요리는 물론 세계 각국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는다.
▼딤섬(點心,Dim Sum)
홍콩음식하면 딤섬을 떠올릴 정도로 가장 대중적인 음식. 우리나라 만두처럼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고기 해물 야채로 속을 만들어 빚었다. 종류가 20∼30여가지에 달한다. 점심때 차와 함께 먹는게 가장 일반적.
한통에 20∼30홍콩달러(2천4백∼3천6백원)
▼창펀(腸粉)
쌀과 밀가루를 반죽해 아주 얇게 부치거나 쪄서 새우나 고기등을 넣고 돌돌 만 음식이다.
딤섬처럼 아침대용 간식 야참 등으로 부담없이 먹는다. 대부분 10홍콩달러(1천2백원)안팎.
▼광동요리
중국 음식의 원조격이다. 홍콩 음식점의 약 70%는 광동요리집이다. 재료가 풍부하고 산뜻하며 엷은 맛으로 재료 자체 맛이 살아있는 게 특징.
주문에 자신이 없으면 1인용 세트메뉴 (2백∼5백 홍콩달러· 2만4천 ∼6만원)를 시키는게 좋다.
▼사천요리
추위와 더위가 뚜렷한 양쯔강 유역 분지에서 발생한 사천요리는 시고 매운맛등 강한맛이 특징.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파밥이 대표적이다.
▼북경요리
유목민족인 몽골 만주족 요리와 산동 양주요리가 혼합돼 발달한 요리. 육류가 많고 맛이 진하며 기름지다. 북경오리요리가 대표적.
〈홍콩〓허문명기자〉
〈고미석기자〉mskoh119@donga.com
[음식]중국요리 조리법
중국음식은 빨리 만들어 금방 먹어야 제맛이 난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중국음식으로는 자장면과 해육옥미탕이 있다.
자장면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중국음식.게살과 옥수수를 넣어 만든 해육옥미탕은 아침시간이 바쁜 직장인들에게 든든한 대용식이다.
<자장면>
△준비물〓춘장4큰술 식용유8큰술 돼지고기50g 양파1개 감자1개 양배추⅛개 간장1큰술 설탕1큰술 육수3컵 소금1작은술 물녹말3큰술 식용유3큰술 오이½개 국수4인분
△만드는 법
①양파 양배추 돼지고기는 1㎝크기로 네모썰기를 하고 오이는 채썬다.
②감자는 1㎝크기로 네모썰기를 한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건져둔다.
③팬에 5큰술의 식용유를 붓고 뜨거워지면 춘장을 넣어 중간불에서 5분정도 볶는다.
④팬에 3큰술의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를 넣어 볶다가 양파 감자 양배추를 넣고 함께 볶는다.
⑤ ④에 볶은 춘장을 넣고 간장과 설탕으로 맛을 낸뒤 육수를 붓는다.
⑥육수가 끓으면 물녹말을 푼다.
⑦국수는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차갑지 않도록 더운물을 살짝 내려준다.
⑧국수에 춘장을 붓고 오이채를 얹어낸다.
<해육옥미탕>
△준비물〓게살½캔 옥수수죽 1캔 파¼대 생강1조각 식용유3큰술 청주1큰술 소금1작은술 물3컵 물녹말5큰술
△만드는 법
①팬을 충분히 달군뒤 식용유를 두르고 게살을 볶는다
②팬에 식용유를 3큰술 두르고 파와 생강으로 향을 낸 다음 청주를 넣고 물을 부어 끓인다
③파와 생강을 건져내고 옥수수죽을 부은뒤 소금으로 간을 하고 강한 불로 끓인다
④ ③에 물녹말을 푼 다음 볶아둔 게살을 넣고 한번 더 끓여 그릇에 담아낸다
[음식]中요리재료,프라자호텔 뒤편 북창동서 판매
서울 프라자호텔 뒤편 북창동에 가면 중국요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파는 곳이 있다. 위치는 동방플라자 맞은편으로 남대문시장 건너편 조흥은행 골목. 동일상회 등 4곳의 북창동 화교음식재료상이 그곳.
주로 중국집을 운영하는 전문가들이 찾는 곳이지만 중국음식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는 춘장 두반장 그리고 굴기름 등 중국음식에 필요한 기본소스부터 양장피 말린해삼 꽃빵 냉동만두 등 음식재료까지 팔고있다. 중국칼 중국식기 바닥이 깊은 튀김용 프라이팬 등 조리기구도 갖춰져 있다.
평일은 오전 7시∼오후 7시, 일요일은 3시까지 영업한다. 공휴일은 휴무.
[음식/중국요리]여행때 『메뉴 알고 시키세요』
「康秀珍기자」 중국에 갔을 때 얼큰한 짬뽕이 먹고 싶으면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까. 요즘은 해외여행이나 업무차 중국문화권의 국가에 가는 사람이 많다. 간 김에 「본토 맛」을 보려다가도 한자어로 빡빡하게 쓰여진 메뉴판을 받아들면 어떤 음식인지 짐작조차 할수없어 난처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를 대비해 몇가지 기본적인 한자를 알아두면 그 음식의 조리법과 식재료를 대강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짬뽕은 중국 메뉴에 없는 우리식 명칭. 짬뽕의 「원형」으로 알려진 중국음식은 초마면(炒碼麵)이다. 매운 맛이 없고 국물맛은 짬뽕보다는 우동에 가깝다. 자장면은 북방지방의 음식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자장면과 맛이 전혀 다르다. 우리식 자장면은 춘장(자장)을 사용하는 반면 중국의 자장면은 첨면장을 사용하며 색이 훨씬 옅고 맛도 우리식보다 담백하다.
[횡설수설]윤득헌/중국요리와 꽃게
음식을 세 가지로 구분한 수필이 있다.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음식’ ‘(배를) 채우는 음식’으로 나눴다. 그리고 이에 맞는 나라로 동양에서는 각각 중국, 일본, 한국이며 서양에서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이라는 것이다. 딴은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다. 중국요리가 맛있다는 데는 세상의 많은 사람이 동의할 터이니 말이다. 서양의 한 기자도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내왕한 것은 요리가 맛있었던 탓일 게다’라고 쓴 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요리를 예술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요리를 펑탸오(烹調)라고 하는데 유명한 요리사를 ‘펑탸오예술대사’라고 부른다. 요리에 대한 중국의 자존심이라고도 풀이된다. 사실 중국인은 ‘비행기와 책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요리할 수 있다’는 말도 있을 만큼 요리의 종류와 요리법은 무궁무진하다. 모기눈 요리, 썩은 두부 튀김 등은 들은 풍월로 치더라도 과자, 구운 빵 같은 간식류로 볼 수 있는 뎬신(點心)의 종류만도 9000가지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의 식생활은 지역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생선요리를 섣달 그믐날 밤에 먹는 풍습은 널리 퍼져 있다.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생선은 남겨놨다가 밤 12시가 지나 새해에 먹는다는 것이다. ‘생선을 남긴다’는 뜻의 유위(有魚)가 ‘남음이 있다’는 유위(有餘)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생선요리는 아무래도 바다에 면한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요리가 유명한데 게살만두인 셰펀바오(蟹粉包)도 맛있는 음식 중 하나이다.
▷중국요리 얘기를 꺼낸 이유는 요즘 말이 많은 중국산 수산물 때문이다. 특히 납덩이가 들어간 꽃게가 여러 상자에서 발견됐고, 납이 든 복어도 발견돼 중국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에서 수입된 수산물에서 납이 나왔는데 문제는 누가, 무슨 이유로 실익도 크지 않은 그런 일을 했는가가 수수께끼라는 점이다. 한국에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납 꽃게에 대해 중국당국도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자칫 잘못되면 중국 요리의 명예도 훼손될 수 있지 않은가.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권삼윤의 문명과 디자인]만리장성-돼지고기-유제품
중국은 요리대국이다. 예로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니 ‘위(胃)만 평안하면 세상만사 모두가 평안하다‘느니 하며 먹는 것을 삶 그것과 일치시킬 정도로 소중히 생각했던 중국인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식재료로 삼았을 뿐 아니라 거기에 어울리는 독특한 요리법까지 개발하여 인류의 식문화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물론 여기에는 땅덩어리가 넓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각 지방마다 기후와 토질이 다르니 독특한 요리가 발달했고 베이징(北京)요리 상하이(上海)요리 광둥(廣東)요리 스촨(四川)요리 등의 중국요리 분류체계가 태어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네 발 가진 것이라면 책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먹는다’는 중국인들의 식탁에 유(乳)제품이 들어간 요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국인, 더 정확히 말해서 한족(漢族)은 유당(乳糖)을 분해할 수 있는 락타제가 분비되지 않아(어느 통계에 의하면 중국인의 70% 이상이 그렇다고 함), 그렇게도 다양하다는 중국 요리의 어느 한 군데도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양쯔쟝(楊子江)과 황허(黃河) 유역에서 일찍이 문명을 일으킨 데 이어 벼농사문화를 정착시킨 한족은 풀만 먹고 자라는 양 염소 말과 같은 가축보다는 음식찌꺼기로 키울 수 있는 돼지를 동물성 단백질의 공급원으로 선택했다. 같은 넓이의 땅에 풀을 먹는 가축을 기르는 것보다는 벼, 보리, 귀리와 같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돼지는 비교적 빨리 자라고 살도 통통하게 찌는 데다 그 부산물로도 기를 수 있었으니 아주 적격이었다. 그들이 ‘돼지(豕)’란 글자를 이용하여 ‘집(家)’자를 만든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돼지를 소중한 존재로 여겼고, 그런 만큼 그 고기도 즐겼다. 소도 키우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농사를 짓기 위해서였기에 식재료로서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만리장성을 넘어 북방으로 가면 한족이 먹지 못하는 유제품이 오히려 주식(主食)이 되고, 대신 돼지고기를 구경할 수가 없다. 풀이 있는 곳을 찾아 늘 삶의 터전을 옮겨다녀야 하는 몽골인은 식생활도 동물성 단백질 위주라 돼지를 기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양 염소 말 등은 풀만으로도 기를 수 있는 데다 사시사철 젖을 제공하고 털까지 선사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가축이었다.
몽골고원보다 더 척박한 서아시아 땅에선 돼지고기를 먹는 것 자체를 아예 금지시켰다. 비위생적이라는 물리적인 이유보다도 돈육의 식용, 나아가 양돈이 전통적인 유목적 삶의 방식을 해칠 수도 있다고 하는, 지극히 문화적인 이유로 구약과 코란은 금식을 명문화했던 것이다. 중원에 자리잡은 한족이 전국시대부터 기동성을 앞세운 북방 흉노족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쌓기 시작한 만리장성은 돼지고기의 북방한계선이자 유제품의 남방한계선이라 할 수 있다. 장성은 이렇게 문화권을 가르는 유효한 경계가 되기도 한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니 하면서 꽤 낭만적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장성 이남의 농경민족에게는 공포의 계절이었다. 북방의 기마족들이 힘이 오를 대로 오른 말을 타고 추수를 끝내고 막 곡간으로 옮기려 하는 햇곡식을 탈취하려 넘어오기 때문이다. 영화 ‘징기스칸’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으니 산꼭대기와 능선에다 높다란 성벽을 쌓아서라도 그것만은 결단코 막아야 했다.
명 왕조의 기틀을 잡은 융러디(永樂帝)는 전대(前代)의 송(宋)이 북방 이민족의 계속된 공격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정궁인 쯔진청(紫禁城)과 만리장성 사이에 역대 왕의 무덤이 들어설 왕릉 터(지금의 명13릉)를 잡고는 “남으로는 궁성을, 북으로는 능묘를 지켜라”란 말을 남겼다. 그는 후대의 왕들을 향해 장성을 지켜야만 능묘를 지킬 수 있고, 능묘를 지켜야만 궁성을 지킬 수 있다고 하여 만리장성 아래에다 왕묘를 조성한 것이었다.
유목민족은 일반적으로 힘이 없을 때에는 교환경제 방식을 택하다가도 힘이 생기면 징발이나 전쟁과 같은 폭력적 수단을 서슴없이 감행한다. 유목은 작물을 재배하는 삶이 아니기에 꽃피고 열매 맺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언제 누구를 상대할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와 그에 대한 준비만 되어 있다면 충분하다. 그렇지만 농민은 일정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수확을 거둘 수 있기에 어떻게 해서라도 씨를 뿌린 그 땅을 지켜야 한다. 상대에 대한 정보나 기동성 순발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끈기와 부지런함과 지구력이 요구된다. 유목적 삶을 한마디로 남과의 경쟁의 연속이라고 한다면 농경적 삶은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세상에 농경민족만 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피땀 흘러 수확한 것을 쉽게 손에 넣으려 하는 족속도 있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는가. 장성은 이런 농경민족의 끈기와 부지런함과 지구력의 소산이다. 세상에서 5000Km가 넘는 거대한 장성을 쌓고 관리한 민족이 이들 외에 또 달리 있던가. 그것도 2000년 가까운 세월동안 말이다. 농경민족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족이 기마민족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동원해 만리장성을 쌓고 그것을 지키려 했다면 같은 농경민족인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 몽골제국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고 있을 때, 한반도에는 고려왕조가 있었다. 몽골의 기마군단은 한반도라고 해서 그냥 두지는 않았다. 고려조정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강화도로 피신했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거기서 팔만대장경 판각사업을 벌이며 맞섰다. 세계전쟁사에서 기마군단의 속도전에 더디기 이를 데 없는, 그것도 적을 쓰러뜨릴 무기도 아닌 것을 만들며 맞섰던 민족은 고려왕조 외에는 달리 찾을 수 없으리라. 강화라는 작은 섬 하나만 제외하고는 국토 전체가 적의 말발굽 아래 유린당하고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는데 누가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부질없는 일같이 보이지만 고려는 그것을 해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유목민족인 몽골족이 기마군단을 앞세워 속도전으로 밀어 부치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농경문화권의 고려왕조는 적을 공격하는 대신 자신의 정신력을 드높이는 내면화 작업으로 맞섰다는 사실이다. 나무를 베어 다듬고 말리는 작업이나 똑 같은 글씨체로 5000만 자나 되는 글자를 새기는 작업은 엄청난 정신력을 요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내면화 작업이었다. 비록 고려가 기마군단을 물리치지 못해 한동안 그들의 지배를 받긴 했으나 이 같은 내면화 작업이 있었기에 모두가 한 뜻이 되어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한족이 만리장성을 통해 지키려 한 것은 물론 그들의 생명이고 재산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결과적으로 지킨 것은 자신의 문화이고 정체성이었다. 삶에 대한 해답은 속도의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기내면화 작업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리장성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권삼윤(문화비평가) tumida@hanmail.net
[만화속의 요리]'중화일미'에 나온 '팔보면'
중국 전역에서 모인 실력있는 요리사 중 주인공 마오를 포함해 5명이 예비시험을 통과한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요리사는 ‘팔보면’을 만든 반림주가의 부요리장‘탄’. 해산물 등 8가지 주재료로 국사무쌍(國士無雙·세상에 둘도 없이 뛰어난 인물이란 뜻)이 갖춰야 할 여덟가지 덕목을 표현해낸다.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충(忠)효(孝)용(勇)등. 만화 ‘중화일미’속의 한 장면이다.
▼만들어봤더니
르네상스 서울호텔 중식당 가빈의 모수량 조리차장은 “야채의 산성과 알카리성 해물이 중화돼 위에 부담이 없는 훌륭한 음식”이라고 평가. 면 대신 밥을 넣으면 팔보밥(일명 잡탕밥). 인삼 자라 등을 넣어도 좋다.
▼먹어봤더니
‘육지와 바다의 부드러운 만남’. 소스의 맛이 강하지 않아 재료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중국요리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고 개운한 뒷맛이 일품.
▽재료(1인분)〓중간 크기 새우 1½,불린 해삼 60g, 관자 30g, 표고버섯 컬리플라워 죽순 전분 각각 20g, 전복 청홍피망 굴소스 각각 10g, 육수 350㎖, 간장 후추가루 식용유 참기름 고추기름 대파 조금씩, 그리고 면.
▽만들기〓①야채와 해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끊는 물에 데친다 ②달군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 간장을 먼저 넣고 야채 해산물을 넣어 볶는다 ③여기에굴소스후추가루를넣어 볶다가 육수를 넣고 다시 볶는다 ④전분을 풀어 농도를 맞춘 후 참기름 고추기름을 뿌려 볶는다.
▽재료비〓4000원.
▽참!〓면은 조금 넣고 면 위에 소스를 뿌려먹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기사 분야 : 문화/생활
등록 일자 : 1999/09/09(목) 19:21
[만화속의 요리]‘신중화일미’의 스태미너 요리
요리 견문을 넓히기 위해 전국 일주중인 주인공 마오. 중국 귀주의 뇌광산을 지나다 골짜기에 쓰러져 있는 황제의 직속 배달관 켄을 만난다. 켄은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 일어날 줄 모른다.‘꼬마 천재요리사’ 마오는 수중에 있는 오리고기와 산속의 호두열매를 이용해 즉석에서 ‘스태미너 요리’를 만든다.
▼만들어봤더니!▼
르네상스서울호텔 중식당 ‘가빈’의 모수량 조리과장은 “오리고기는 세계적으로 고급 재료에 속한다”며 “정통 중국요리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호두를 이용한 소스는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평가.
▼먹어봤더니!▼
연한 고기의 진한 감칠맛이일품.‘정력덩어리’가뱃속에들어가힘이샘솟는 느낌. 쫄깃쫄깃한 오리고기와 달콤새콤한 호두소스가 찰떡궁합.
▽재료〓△오리고기(엉덩이살) 250g, 마늘대(또는 실파) 20g △소스(호도 30g, 닭육수 100㎖, 다진마늘 1스푼, 간장 3스푼, 설탕 1스푼, 식초 1스푼, 후추가루 약간,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만들기〓①오리고기를 0.5㎜ 두께로 썬다 ②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볶는다 ③고기에 소스를 얹고 잘게 다진 마늘대(또는 실파)와 함께 볶은 다음 접시에 담는다 △소스는 이렇게〓①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호도와 다진마늘을 살짝 볶는다 ②팬에 간장, 닭육수, 소금, 설탕, 식초, 후추가루, 소홍주(또는 청주)를 넣고 잘 섞어 소스를 완성한다
▽재료비〓1인분에 3000원 정도.
〈이호갑기자〉gdt@donga.com
▼'신중화일미'어떤 만화?
‘신(新)중화일미’는 소년 특급요리사 마오가 중국대륙을 횡단하며 겪는 모험담을 그린 요리만화. KBS 2TV에서 ‘요리왕 비룡’이라는 이름으로 방영중. 에츠시 오가와 작. 학산문화사 펴냄.
[文化가 흐르는 漢字]자장면(炸醬麵)
중국이나 대만에서 유학하고 있는 제자들이 귀국하면 異口同聲(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자장면이 제일 먹고 싶었다’는 것이다.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나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다.
먼저 글자부터 보자. 자장면은 ‘炸醬麵’으로 쓰고 그야말로 자장면 냄새가 나는 본토 발음으로는 ‘짜 장 미엔’으로 읽는다. 외래어 표기시 된소리를 피하는 규정 때문에 ‘자장면’이라는 이상한 이름이 되고 말았다. 炸은 볶다는 뜻이다. 炸裂(작렬), 炸藥(작약)이라는 말이 있다. 醬은 간장 된장 고추장의 ‘장’이다. 우리말 같지만 한자다. 麵은 물론 국수고. 참고로 麵은 俗字(속자)이다. 따라서 炸醬麵이라면 ‘된장을 볶아 만든 국수’라는 뜻이 된다.
흔히 바닷물이 있는 곳에는 華僑(화교)가 있다고 한다. 과연 華僑는 전세계에 없는 곳이 없다. 무려 3500만명이 넘는다. 중국 사람들이 먹는 것을 중시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다. 그래서인지 華僑들은 하나같이 음식점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중국집’은 좋은 예다. 중국은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의 차이가 뚜렷하다. 말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인종도 약간 다르다. 음식도 북방이 산지가 많아 밭곡식(밀 콩)에 육류 중심이라면 남방은 논 강 호수가 많아 쌀과 생선, 오리를 즐긴다.
자장면은 분명 가루음식에 속한다. 북방음식이 아닌가. 우리나라 華僑의 대부분이 서해바다 건너 山東省(산동성)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물론 중국이나 대만에도 炸醬麵은 있지만 우리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세계 각국의 중국 요리가 華僑들에 의해 현지화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炸醬麵이라도 전세계가 각기 다르며 우리나라의 炸醬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chungsw@mail.hanyang.ac.kr
[주부요리사의 음식레슨]우정욱 「춘권」
서울 강남지역 ‘요리선생’인 우정욱씨(37·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집 냉장고에는 늘 ‘비상식’(非常食)이 있다. 출출할 때, 밥하기 귀찮을 때 꺼내 먹는 군만두 비슷한 ‘춘권’(春捲·Spring Roll)이 그것.
우씨는 “갑작스레 손님이 들이닥쳐도 춘권만 있으면 당황할 필요가 없다”며 상큼한 토마토샐러드와 함께 내는 춘권요리를 소개했다. 춘권은 밀전병에 야채와 고기 새우등을 넣고 돌돌 말아 기름에 튀긴 일종의 만두로 중국 설날음식중 하나.
★장보기★
▽토마토샐러드
△토마토 2개 △꿀 1큰술 △소금 1큰술 △양파 다진것 ½개 △파슬리 다진 것 2큰술 △드레싱(식초 1큰술, 올리브유 1½큰술, 꿀 소금 후추 ¼작은술).
▽춘권
△돼지고기 100g △새우 50g △숙주 50g △배추잎 3개 △대파 1대 △표고버섯 3장 △생강 1톨 △춘권피 16장 △소스(정종 1큰술, 설탕 1작은술, 간장 1큰술, 물 ½컵, 녹말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추가루).
★만들기★
▽토마토샐러드
①토마토에 꿀과 소금을 뿌리고 냉장고에 20분 보관한다
②드레싱을 넣어 버무린 후 다진 양파와 파슬리를 얹는다.
▽춘권
①생강은 얇게 저미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버섯대를 떼낸 뒤 물기를 짜서 포를 뜬 뒤 채썬다
②돼지고기는 결 방향으로 채 썰고 파는 굵게 다진다
③팬에 기름을 두르고 생강부터 볶다가 표고버섯 돼지고기를 함께 볶는다
④여기에 소스를 넣고 끓이다가 파를 넣고 참기름 후추가루로 간을 한다
⑤춘권피를 도마 위에 마른모꼴로 펴 놓고 가운데보다 약간 앞쪽에 소를 놓는다
⑥위쪽은 앞으로 접어서 소를 덮고 양쪽은 안으로 접어 덮는 식으로 돌돌 만다
⑦섭씨 170∼180도의 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참!★
“꿀이 없다고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지 마세요. 비타민이 파괴된대요.” “①∼⑥순서로 만든 춘권은 냉장고에 얼려 놓았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서 튀겨 드세요.”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원조 「사천 자장면」 만들기…개운한 맛 특징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중국식당 ‘가빈’(02―2222―8657)의 대표 메뉴 ‘사천 자장면’. 사람들이 자장면에 고추가루를 쳐서 맵게 먹는 것을 본 모수량 조리과장이 중국 고추장인 ‘두반장’을 이용해 매콤하게 만들어 내 88년 메뉴판에 ‘데뷔’. 색깔도 붉은 빛을 띠는 ‘수줍은 자장면’이다. 값은 8천3백원(부가세 별도). 모과장은 “일반 자장면과 달리 매콤하고 톡쏘는 맛 때문에 먹고 난 뒤에도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
▽재료〓돼지고기 간 것 1백20g, 표고버섯 60g, 홍피망 40g, 양파 8백g, 두반장 20g, 해선장(또는 춘장) 20g, 설탕, 간장, 청주, 다진마늘 약간, 식용유 1백60g, 육수 4백g, 참기름, 전분 80g.
▽조리법〓①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간 돼지고기를 볶다가 다진마늘을 함께 넣어 볶는다. ②여기에 잘게 썬 표고버섯 죽순 피망을 넣고 잠시 후 청주와 잘게 썬 양파를 섞어 볶는다. ③간장 두반장 해선장 설탕을 넣어 볶은 뒤 육수를 섞는다. ④전분을 넣어 농도를 맞춘 후 고추기름과 참기름으로 마무리 간을 한다. ⑤면은 스파게티 칼국수 소면 등 취향에 따라 준비하고 중국음식 재료상에서 자장면용 면을 구할 수도 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맛따라]익산「진흥루」,화교1세대 정통 자장면 유명
1백여년전 중국에서 건너온 자장면은 국내에 들어온 뒤 한국식으로 많이 개량됐다.
그러나 익산시 여산면 면소재지에 있는 진흥루(주인 형유경)는 화교1세대인 조부때부터 이곳에서 70여년간 3대째를 이어오는 중국요리 전문점으로 중국식 자장면을 맛볼 수 있는 곳.
진흥루의 자장은 봄에 콩과 밀가루를 섞어 쑨 메주를 물과 함께 항아리에서 6개월가량 발효 숙성시켜 만든 된장만을 사용한다.
일반 인스턴트 자장과 달리 색이 진하지 않고 맛이 느끼하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구수한 콩 냄새가 난다.
가족이외에 주방장을 따로 쓰지 않아 맛이 한결같고 이 때문에 옛맛을 잊지 못해 전주 논산 등에서까지 대를 이어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자장면 값은 2천원이며 호박 부추 해삼 새우 등을 추가한 특자장면(4천5백원)과 살코기를 갈아넣은 유니자장면(4천원)도 별미.
자연산 송이를 이용한 송이전복 송이해삼(한접시 4만∼5만원)과 감자전분만을 사용한 탕수육(1만2천원), 왕새우를 토마토케첩에 볶은 요리도 인기가 높다.
주차장 10개면. 0653―53―5017
〈익산〓김광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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